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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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은령 (human@bestpartners.kr)
베스트파트너스 대표 헤드헌터
나는 한동안 에니어그램에 심취한 적이 있었다.
에니어그램은 ‘9’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ennea’와 ‘그림’을 의미하는 ‘grammos’의 합성어이며 9개의 점으로 이뤄진 그림이란 뜻이다.
원칙적이고 이상주의적인 유형(1번 개혁가)
옳고 그름이 분명하며 양심적이고 윤리적인 유형으로서 늘 일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지만 실수를 두려워한다. 비판적이고 지나친 완벽주의적 성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남을 위하고 대인관계를 존중하는 유형(2번 조력자)
감정이 풍부하고 성실하며 따뜻한 마음을 지닌 유형으로서 다정하고 친절하며 자신을 희생시키기를 잘하며 동시에 감상적이다. 남 들이 자신을 필요로 하기를 원해 일부러 도와주기도 한다.
융통성 있고 성공지향적인 유형(3번 성취가)
자신감 있고 사람의 마음을 끌며 매력적이다. 야망이 크며 유능하고 발전을 위해 항상 노력한다. 자신의 이미지와 타인이 생각하는 자기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고민하기도 한다.
내성적이고 낭만적인 유형(4번 예술가)
자신을 잘 알며 감수성이 예민하고 말이 없다 대체로 감정적으로 정직하며 창의적이고 개인적이다. 평범한 삶의 방식을 경멸하여 지금 여기에 충실하기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지각력이 있고 사색적인 유형(5번 사색가)
경각심과 통찰력이 있고 호기심이 많다. 복잡한 생각이나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집중하는 능력이 있다. 자신의 생각과 상상 속의 구성에 너무 몰두하여 행동으로 옮겨지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충성하고 안전을 중시하는 유형(6번 충성가)
열심히 일하며 책임감이 강하고 믿을만하다. 문제를 파악하고 협력을 촉진할 줄 안다. 안전한것을 추구하고 방어적이고 회피적이고 근심이 많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바쁘고 생산적인 유형(7번 낙천가)
외향적이고 긍정적이며 다재다능하고 자발적이다. 노는 것을 즐기며 밝고 실천적이다. 늘 새롭고 신나는 경험을 찾으며, 무엇인가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어렵다.
힘 있고 적극적인 유형(8번 지도자)
자신감이 넘치고 자기주장이 강하다. 남을 보호하고 임기응변의 능력이 있으며 직설적이고 과단성이 있다. 자신의 주변환경 특히 사람들을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화와 평화를 바라는 유형(9번 조정자)
포용하고 믿을 줄 알며 안정적이다. 대체로 창의적이고 낙관적이며 남들을 잘 지지한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남들과의 좋은 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하기도 한다.
(한국에니어그램교육연구소, 한국형 에니어그램 프로파일내 ‘에니어그램 9가지 유형 해석’요약 작성)
이 9가지 유형은 중심 영역에 따라 다시 3개 그룹으로 나누는 삼원법을 채택하여, 2,3,4번은 감정 중심의 가슴형, 5,6,7번은 사고중심의 머리형, 8,9,1번은 본능중심의 장(腸)형 으로 구분된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인간은 누구나 이 9가지 유형이 보여주는 성격적 특징을 모두 갖고 있으며 가장 많이 나타나고 중심이 되는 특징이 자신을 나타내는 유형이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힘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해 아홉가지 요소가 균형과 통합을 이루도록 노력한다면 전인(全人)적 인간이 될 수 있으며 상대방의 성격유형을 파악하면 갈등 또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몸이 아프다”며 따뜻한 말 한마디를 기대하는 가슴형 아내와, “아프면 약 사 먹어”라고 말하는 머리형 남편이나 “운동 부족이야. 움직여”라고 말하는 장형 남편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이때 아내가 가슴형임을 이해하고 “너무 무리해서 그래. 좀 쉬어”라고 말하면 아내는 금세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도 있다.
한국에니어그램교육연구소 윤운성 소장에 따르면 한국인에게는 개혁가, 조정자, 조력가형이 많으며 성취가형이나 사색가형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한다. 정치 지도자중에는 장형이 많다.전두환 전 대통령은 독재적인 지도자형,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정몽준 전 대통령 후보는 수용적이면서도 억압적인 조정자형, 고 박정희 대통령과 고 노무현 대통령은 완벽주의를 추구하지만 편협한 개혁가형이라고 한다.
한국인들에게 많은 개혁가나 조정자형은 모두 본능에 충실하며 행동이 앞서는 장형에 속한다. 실제로 내가 교육받은 당일 100여명의 교육생 중 과반수를 훌쩍 넘는 숫자가 장형이었고 머리형, 가슴형의 순이었다.
나는 에니어그램교육을 받은 직후에는 회사직원을 비롯하여 가족은 물론이고 친구, 커리어상담을 하러 나를 찾아 오는 후보자들에게도 검사테스트지를 내밀며 그들을 알아가는데 즐거워했다.
특히, 커리어상담을 하러 오거나 취업, 이직에 대한 계획으로 나를 찾아오는 손님에게도 어김없이 검사테스트지를 앞에 놓았다. 왜냐하면, 나는 후보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이 있는데, 이력서를 쓰기 전에, 사표를 쓰지 전에, 이직 할 회사를 찾아보기 전에, 입사지원서를 보내기 전에 꼭 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나만의 지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이다. Mapping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인 것인데 이것이 에니어그램의 아주 기초적인 1단계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에니어그램이 일반화되고 보편화되면서 기업에서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에니어그램교육을 실시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나를 알아가는 동시에 나와 다른 유형의 타인에 대해서도 장점과 단점을 이해하여 갈등을 최소화시키며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강점으로 승화시켜 최고의 조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삶은 자기 자신을 찾아 떠나는 기나긴 여정이라고 헤르만 헤세가 말했던가.
세상이 복잡하고 어지러울수록 내면으로 침잠해 진정한 나를 찾아 나선다면 의외로 길이 쉽게 보일지도 모른다.
태양이 작렬하는 여름,
아직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이제 나에게로 한걸음 떼어 보는 것은 어떨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