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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청포도 익어가는 7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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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령(human@bestpartners.kr)

베스트파트너스 대표 헤드헌터 

 

 

최근 나는 와인에 입문했다. 겉 멋 들린 초보 와인 애호가 티를 한창 내고 있는 중이다.

초보라고 말을 하지 않는다면 자주 빛 와인의 유혹에 푹 빠져있는 폼은 영락없는 베테랑 급이다. 그다지 알코올과 친분이 두텁지는 않았으나 와인을 계기로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어 요즘 들어 정말 술 맛나는 세상을 만나게 되었다고나 할까. 모르고 즐길 때보다 배우면서 하나하나 알아가는 즐거움이 큰 이즈음이다.

한동안 신의 물방울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책자에 나온 와인은 불티나게 팔리고 유행을 앞서가는 트렌드세터 마냥 너도나도 와인을 접하기 시작 한 게 불과 몇 년사이라고 한다.

지금 세계적인 추세인 웰빙의 핵심은 즐겁고 건강한 삶인데 우리의 음주문화는 주거니 받거니,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폭탄주가 한 바퀴 돌아야 직성이 풀리는 게 습관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점차 순한 술을 찾게 되었다. 국민주 소주도 도수를 낮춰서 발매를 하지 않았던가. 보통 10%-15%인 와인은 소주와 맥주의 중간쯤이어서 독하고 향기 없는 소주보다 훨씬 마시기 좋고 맥주는 많이 마시면 살이 찐다는 두려움이 와인을 선호하는 사람을 많아지게 했다. 게다가 지금 세계11위권의 경제교역국이 된 우리나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반미감정을 가진 사람이 적지는 않으나 유럽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호적이며 선망하는 풍조가 남아있어 서양의 음료인 와인을 마시는 게 멋지고 세련돼 보인다는 선입견이 요즘 거세게 불고 있는 와인 붐의 원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사실 알고 보니 와인은 간단히 정의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손쉽게 사서 마시는 그 한 병 안에 담긴 수많은 히스토리들을 들으면 신의물방울에 나오는 가상의 인물인 와인평론가 토미네 잇세처럼 상상의 그림을 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와인은 포도 이외에는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포도음료이다. 와인은 포도의 품종, 품질이 재료가 되어 순수한 자연인 흙에서 빨아들인 양분과 순수한 자연인 하늘이 내려주는 빗물과 순수한 햇볕을 받으며 자라난 포도나무가 맺은 포도로 만드는 음료이며 여기에 포도가 잘 자라고 병이나 해충의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돌보는 인간의 순수한 땀이 더해져 탄생되는 하나의 작품이라 하겠다. 햇볕과 비를 내려주는 하늘, 수많은 품종의 포도가 서로 다른 맛과 향을 내도록 길러내는 땅, 그리고 포도를 키우고 그 포도로 가장 맛있는 와인을 만드는 사람, 그래서 와인은 하늘과 땅 인간이 만들어낸 천지인 합작품이라고 한다. 바라건대 부디 와인 한 병에 담긴 천지인의 스토리를 음미하면서 마시면 와인의 향기가 더해질 것으로 믿는다.

7월이다.
어느 시인은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고 읊조리지 않았던가.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지나 여름을 맞이하고 햇볕을 쪼이고 양분을 빨아들여 한창 알갱이를 충실히 채워가고 있는 시점이다. 한 나무에 매달려 있어도 어느 포도송이는 햇볕을 잘 받아 알이 굵고 당도도 높고 어느 알갱이는 병균에 찌그러져가는 것도 있을 것이다. 병균에 노출되었지만 좋은 균을 만나 달콤한 디저트 와인이 되는 행운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일년의 반이 지난 7월에 지난 6개월을 되돌아보고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이 포도 알 송이송이마냥 잘 여물어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그래서 잘된 것은 더 잘할 수 있게 강화하고 문제점은 보완하고 잘 할 수 있도록 계획을 다시 세워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 연초의 계획대로 하지 못했어도 주눅들지 말자. 계획은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다. 그러나 연초에 세운 목표는 바꾸지 말자.

최고품질의 포도재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테루아는 테루아 하나만으로 와인의 등급이 결정 되어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목표를 향한 나의 열정과 노력과 땀과 수고로 얼마든지 좋은 와인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이제 마라톤경주의 반환점을 막 돌았다. 남은 Half코스에는 힘든 오르막길도, 한시름 놓는 내리막길도, 어찌 보면 심심한 평지도 있을 것이다. 중간중간 목마름을 적셔줄 물도 있을 것이다. 지나온 6개월이 알차지 않았어도, 계획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어도, 천천히 가더라도 멈추지는 말자.late harvest의 황금빛 달콤한 귀부와인처럼 추운 겨울날 찬란한 햇살을 맞이할 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무덥고 긴 여름장마인 요즈음, 끊임없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기포의 스파클링 와인 한잔을 기울이며 액센트와 쉼표를 적절히 사용하여 아직은 풀어보지 않은 선물 같이 남아있는 6개월을 설계해 보자.